Ph. Salon 창간호
9월 2, 20251박 2일이 바꿔놓은 포항 물회 판도, 고추장에서 육수로
어부의 즉흥 한 끼에서 도시의 라이프스타일로. 포항 물회는 고추장의 전성기를 지나, 새콤달콤 시원한 ‘양념 육수’라는 트렌드와 만나 새로운 지도를 그렸다.


1. 물회의 역사적 기원
물회의 뿌리는 동해안 어촌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바다에서 일하던 어부는 선상에서 잡은 생선을 바닷물에 가볍게 헹구고, 고추장과 마늘, 식초를 넣어 즉석에서 비벼 먹었다. 이 투박한 즉흥성은 생선의 선도와 차가운 바람을 그대로 담았고, 포항 연안에서는 가자미·광어·오징어 등 토산 어종을 중심으로 잔치와 노동 후 식사 문화로 자리 잡았다.

2. 포항 물회의 양대 산맥, 그리고 지역별 개성
오랫동안 포항 물회의 상징은 남구의 연일물회와 북구의 새포항물회였다. 두 곳은 매콤한 고추장 물회의 전통을 지키며,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포항=물회’ 공식을 각인시켰다. 남구는 다소 진하고 든든한 맛, 북구는 선도와 밸런스를 살린 맛으로 기억된다.


3. 미디어와 대중문화가 흔든 ‘물회 지도’
1박 2일의 환여횟집 방문, 그리고 ‘달인’ 프로그램의 등장 이후, 포항 물회는 대중의 입맛과 검색 순위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식당 플랫폼 상위권은 환여횟집을 선두로 마라도 회식당, 수향회식당, 새포항물회, 태화횟집 등으로 재편되었다. 이는 ‘원조’ 중심에서 ‘경험·연출·육수’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했음을 뜻한다.

4. 트렌드의 전환: 고추장에서 ‘양념 육수’로
전통의 비빔형 고추장 물회에서, 얼음이 떠 있는 차갑고 새콤달콤한 양념 육수 물회가 대세로 부상했다. 청량한 육수는 여름철 체감 온도를 낮추고, 단맛·산미·감칠맛의 균형으로 남녀노소의 접근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투명한 유리그릇에 담긴 얼음과 붉은빛 육수, 채썬 채소와 회의 조합은 SNS에서 강력한 시각 효과를 발휘했다.
- 맛: 매운맛 일변도 → 새콤달콤·시원함의 조화
- 형태: 비빔형 → 국물형(냉육수)
- 경험: ‘원조’의 무게감 → ‘여름 체험’과 비주얼의 매력

5. 오늘의 포항 물회 문화: 한 그릇의 라이프스타일
지금의 포항에서 물회는 여름을 여는 의식이자, 관광의 필수 코스다. 바다를 보고, 시장을 거닐고, 물회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동선은 ‘여행=생활’의 감각을 선사한다. 도시는 물회를 지역 브랜드로 육성하며 축제·거리·체험 프로그램과 결합해 먹는 경험 = 도시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포항 물회 체크리스트
- 고추장 vs 육수 타입 미리 선택
- 회 종류(가자미·광어·오징어)와 식감 취향 확인
- 곁들임(소면/밥/야채) 구성 체크
- 피크타임(점심 12–2시, 저녁 6–8시) 대기 고려
- 바다·시장 동선과 촬영 포인트 사전 스c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