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하이볼 4캔 12,000원, 술 모르는 아빠가 담은 결과
8월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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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죽도시장 골목입니다. 오른쪽이 평남식당,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집입니다. 그리고 사진 왼쪽 아래, 세로로 선 간판이 장기식당입니다. 1952년에 문을 연 집이고요.
두 집 다 소머리곰탕 15,000원입니다. 한우수육도 小 45,000 · 大 55,000으로 가격이 똑같습니다. 그리고 둘 다 매주 월요일에 쉽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같은 날 문을 닫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가기 전까지 장기식당 편이었습니다. 3대천왕에 나온 집이니 평남식당은 진한 육향의 국물일 거라 짐작했고, 저는 맑은 쪽을 좋아하니까요. 지난번에 쓴 장기식당 글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먹어보고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먼저, 주차와 웨이팅부터
죽도시장은 주차가 늘 문제라 시간을 재봤습니다. 평일 점심입니다.
분 단위 기록 — 평일 점심
| 11:40 | 인근 공영주차장 도착. 앞에 4대가 대기 중 |
|---|---|
| — | 기존 차가 나와야 들어가는 방식. 약 10분 대기 |
| 11:55 | 가게 도착. 5분 웨이팅 |
| 12:00 | 입장 |
| 12:05 | 곰탕 나옴. 사실상 바로 나오는 셈 |
참고로 이날은 장기식당이 여름휴가로 문을 닫은 날이었습니다. 두 집 중 한 곳만 열었는데도 웨이팅이 5분이었으니, 평일은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주말은 다른 얘기일 겁니다.


국물에 계란이 들어 있습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들썩였더니 계란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게 평남식당의 정체성입니다.
먹어보니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 가만히 두고 먹기 — 수란 느낌으로 남습니다. 국물은 원래 맛 그대로입니다.
- 숟가락으로 헤쳐서 풀기 — 국물의 감칠맛이 확실히 올라갑니다. 저는 이렇게 먹었습니다.
- 안 터뜨리고 통째로 떠먹기 —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이것도 별미일 겁니다.
김치찌개에 계란 프라이를 넣어 드셔보셨으면 아실 겁니다. 김치의 새큼함을 넘어서는 담백함과 감칠맛이 생기는데, 한우곰탕에 계란이 들어가면 딱 그 일이 벌어집니다. 담백한 국물에 양념과 소금이 달라붙는 느낌입니다.


소금이 두 종류인 집과 한 종류인 집
두 집을 비교하면서 제일 놀란 건 소금이었습니다.
장기식당은 소금이 두 종류입니다. 구운소금과, 굵기가 다른 소금. 푹 고아져 부들부들한 고기를 젤라틴 먹듯이 먹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가 불편한 어르신에게 꽤 좋아 보였습니다.
평남식당은 흰 소금 한 종류입니다. 굵기도 균일합니다. 대신 고기가 다릅니다.

평남식당 고기는 씹는 맛이 있습니다. 다소 찰기가 있어서 “고기를 먹는다”는 느낌이 분명합니다. 장기식당은 부들부들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맞고요.
한우를 먹으러 가는 거라면 평남식당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 장기식당이 나을 수 있습니다.
토렴하는 손
사장님이 촬영을 허락해주셔서 토렴하는 장면을 찍었습니다.


한참 서서 봤습니다.
국자로 국물을 퍼서 붓고, 뚝배기를 담갔다 빼고, 또 붓고. 같은 동작이 계속 반복됩니다. 대단한 기술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보고 있으니 왠지 삶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동작을 매일 같은 자리에서 반복하는 일. 이 집이 65년을 버틴 방식이 저 손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밥은 두 집 다 공깃밥으로 따로 나옵니다. 토렴은 그릇을 데우는 정도인데, 평남식당은 후후 불지 않고 바로 먹기 좋은 온도로 나옵니다. 장기식당은 사발 온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고요. 아마 이게 회전율에도 영향을 줄 겁니다.
손님이 반대였습니다

이건 예상과 정반대였습니다.
3대천왕에 나온 평남식당은 점심시간에 연인 한 팀, 가족 두 팀, 그리고 나머지는 어르신들이었습니다. 반면 1952년 노포 장기식당은 평일 오후에 갔을 때 운동선수나 헬스 쪽 일하는 젊은 남자 손님이 여러 팀이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장기식당 쪽에 젊은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방송에 나온 집에 어르신이, 오래된 집에 젊은 사람이. 재미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하나
한 줄로 정리하면
국물의 감칠맛은 평남, 본연의 맛은 장기입니다.
장기식당은 어쩌면 한우탕이라고 느낄 만큼 단조롭습니다. 그게 단점이 아니라, 냉면에서도 그렇듯 본연의 맛이라는 뜻입니다. 평남식당은 계란이 붙으면서 감칠맛이 한 겹 더 생깁니다.
저는 가기 전에 장기식당이 좋을 거라 판단했는데, 실제로는 평남식당이 제 입맛에 더 맞았습니다. 밥알이 느껴지는 장기식당에 비해 평남식당은 밥알이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묵직했고요.
두 집 비교표
장기식당 vs 평남식당
| 국물 | 장기 — 맑고 단조로움(본연) / 평남 — 계란이 더해진 감칠맛 |
|---|---|
| 고기 | 장기 — 부들부들 녹음 / 평남 — 씹는 맛, 찰기 |
| 소금 | 장기 — 구운소금 등 2종 / 평남 — 흰 소금 1종 |
| 온도 | 장기 — 사발이 조금 더 뜨거움 / 평남 — 바로 먹기 좋은 온도 |
| 양파무침 | 장기 — 더 삭혀짐 / 평남 — 당일~이틀 전에 무친 느낌 |
| 매장 | 장기가 테이블 2~3개 더 많고 더 넓은 인상 |
| 손님 | 장기 — 젊은 층이 더 많은 느낌 / 평남 — 어르신 비중 높음 |
| 곰탕 값 | 장기 — 小 15,000 大 17,000 / 평남 — 15,000 단일 |
| 수육 값 | 양쪽 동일 — 小 45,000 / 大 55,000 |
| 휴무 | 양쪽 동일 — 매주 월요일 |
방문 정보
평남식당
| 주소 | 포항 북구 죽도시장3길 9-16 (죽도시장 안) |
|---|---|
| 영업 | 08:00 – 19:00 · 브레이크타임 14:00 – 15:00 · 라스트오더 18:40 일요일 08:00 – 15:00 |
| 휴무 | 매주 월요일 |
| 전화 | 054-247-9124 |
| 가격 | 소머리곰탕 15,000 / 한우수육 小 45,000 大 55,000 / 소주·맥주·막걸리 4,000 / 음료수 2,000 |
| 주차 | 가게 주차 불가.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식당 할인 없음). 평일 점심 기준 약 10분 대기했습니다 |
| 방송 | SBS 백종원의 3대천왕 / tvN 2023.11.11 / A채널 굿모닝 2017 |
Re:Market — 포항 죽도시장을 한 집씩 직접 가서 기록합니다. 곰탕 골목 두 집을 마쳤습니다.


